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

Single Channel FHD Video, Color, Sound, 8min 20sec, 202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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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 작업은 1992년 다미*선교회가 사회적으로 큰 파란을 일으킨 휴거 소동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새천년을 앞두고 어지럽고 뒤숭숭하던 시대, 전국적인 열풍을 몰고 온 세기말 종말론을 통해 오늘날 혼란한 사회상과 청년세대가 직면한 문제를 재고한다. 2020년부터 ‘영끌’과 ‘빚투’라는 신조어가 미디어를 통해 쉴 새 없이 등장했다. 계층 간 이동 사다리가 끊어지고 양극화가 심화되며, 일반적인 근로소득만으로는 이상적인 미래 설계가 불가능한, 부의 세습을 상속받지 못한 청년 세대는 투기에 가까운 시장에 참가토록 내몰린다. 청년세대의 주식·가상자산·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없을 거란“ 조바심을 부추기는 갖은 유혹들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청년세대를 기성세대가 쌓아온 불합리한 세계로 인도한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신조어 ‘7세 고시’와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 또한 이 문제에 편입된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의대생들 사이에선 노력 대비 보상이 적은 전문의 과정과 필수 의료 분야를 기피하고, 고소득이 보장된 일부 인기 진료 과목으로만 인력 편중이 심화한다. 또한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선 이 보장된 미래를 점지받기 위해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춘기 이전의 자녀를 정서 발달에 맞지 않는 무리한 조기 교육을 강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청년층을 둘러싼 과몰입 현상은 세속적인 현대 자본주의를 기반한 ’보장된 미래‘라는 허상을 신봉한다는 점에서, 신자를 현혹해 사익만을 도모하고 한편으론 막연하고 허황된 미래를 점지해 주는 사이비적 교리와 일치한다.

과거 뉴스 자료를 제외하면 실제 촬영된 장면 없이 모두 생성형 AI로 제작되었다. 이는 AI 혁신이 가져올 산업 및 사회 구조의 변화와 국내 정치·경제적 불안을 경고하는 전언으로써,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라는 제목이 전달하는 의미와 서로 부합한다. 급변하는 현실 속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서사 구조를 통해 지난 세기말에 자행된 집단적 광기와 오늘날 청년세대의 결핍과 열망이 동일한 맥락에서 비롯되었음을 목도하게 된다.


* 1990년대 이장림 목사를 중심으로 생긴 개신교 계열 사이비 종교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의 줄임말이다. 이 문장을 작업 제목으로 그대로 사용했다.